"집에 일찍 일찍 좀 들어와. 시간이 몇 시야 지금.""두시네.""두시네? 그게 그렇게 태연히 말할 시간이야? 그래. 두시야! 낮이 아니라 새벽! 대체 뭘 하고 다니기에 이제 기어들어오니?""말 이쁘게 안 할래?""야, 지금 니가 나라면 말이 예쁘게 나오겠어?""야 라고는 하지 말랬지." 나 왔어 지민아- 하고 나른한 목소리로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섰던...
엉엉 울며 안겨드는 정국이를 안아주며 괜찮아, 괜찮아. 정국아, 라는 말 말고는 해줄 말이 없었다. 얘가 정확히 우는 이유를 나는 모르겠으니까. 그렇게 한참이나 울던 아이의 울음이 잦아들었을 때 아이는 머쓱한 듯 뒷목을 긁적이며 내 품안에서 떨어져나갔다. “..괜찮아?”“...아니.”“우유라도 데워줄까?”“내가 애냐?!” 어. 너 애 맞는데. 라고 말을 해...
“하아..” “안 들어? 약 안 듣는 것 같지?” “흐응.. 으응..”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열에 들뜬 숨을 토해내며 소파에 엎어지는 지민에 석진은 1시간여전에 지민이 먹었던 약 이름을 삭제하곤 파일을 저장했다. 곧 자신이 졸업을 하고 나면 지금처럼 지민의 주기에 맞춰 시간을 빼는 것에 문제가 오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은 마음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라도...
"아야-! 왜 돌을 던져어어-!""내가 언제?""그럼 여기 너랑 나 밖에 없는데!""니가 던졌나보지.""내가 나한테 왜 던지겠냐!""그럼 나라는 증거 있어?" 잔뜩 열이 올라 양 뺨이 시뻘개진 지민은 태연한 정국의 모습에 씩씩 거렸다. 니가 안 던졌으면 누가 던졌다고 그래. 너인 거 다 알아. 그렇게 큰소리 쳤지만 증거 있냐며, 증거 대보라는 담담한 정국의...
"이거 떨어트리고 갔는데.." 여유로웠던 시간임에도 나는 왜 걸음을 서두르다 못해 뛰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정말 아무 생각을 안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기억 상으로는 그러하니까. 비탈진 언덕길을 오르려는데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느낌에 뛰고 있던 다리를 멈추어 세우고 뒤를 돌아봤으니까. 돌아본 곳엔 노트 한 권을 손에 들고는 먼...
“흐으으앙.”“왜 그래?” 내일은 3교시부터가 있는 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나는 일찍 일어나야 하는 걸까. 그 생각에 침대에 몸을 눕히면서도 서글픔이 밀려왔다. 사회인이 되고 나면 방학도 없이 매일 일찍 일어나서 출퇴근을 해야 한다고들 하던데. 이렇게 늦잠을 잘 수 있는 시기에 왜. 어째서, 왜! 나는 그럴 수가 없느냐 이 말이다. 이게 다 망...
“자기야, 내가 잘못했어요.” “..응?” 꼭두새벽부터 제 집에 들어와 침대 앞에 쪼그려 앉은 지민이 속삭이는 말에 석진은 떠지지 않는 눈을 꿈벅이며 뜨려고 애를 썼다. 몇 시야? 여전히 잠에 취한 석진의 목소리에 지민은 시간을 흘깃 확인하곤 다시금 속삭였다. 여섯시 반 정도. 벌써 왔다고? 지민아, 잠 못 잤어? 토끼눈이 되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석진이...
“어? 쟈기야아아아-!” 오늘은 또 무슨 일이셔요. 아직 랩실 끝나는 시간 아니잖아, 라고 말을 하면서도 목에 팔을 걸어 매달려오는 지민의 허리를 감싸며 우리 애기 너무 보고 싶어서, 끝나는 시간 맞춰 왔지 라며 석진은 웃었다. 울상진 얼굴로 지민의 뒤통수를 바라보고 있는 후배에게 잠시 싸늘한 시선을 주었다 다시 지민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형 랩실에서 1시간...
“지민아, 형 이번 학기 조교 해.” “어, 진짜?” “응.” “무슨 과목인데에?” “네 전공필수 과목이요.” “끼야!!” 나 그럼 자기 수업 듣는 거야? 들을 수밖엔 없겠지. 졸업하려면? 그리 말하는 석진의 품을 파고들며 아잉, 조교니이임. 우리 자기 이제 조교님 되는 고야아아? 라며 애교를 부려왔다. 그 와중에 드르르륵 거리며 열심히 진동하는 지민의 폰...
“..근데 방이 하나야?” “어. 그래서 이 문제는 말이야.” “방이 하나야?!” “어. 저기는 화장실 문이니까 남은 문은 저 방문뿐이겠지?” 그게 지금 이 수학 문제를 푸는 것보다 중요할까, 정국아? 라는 내 물음에도 방이 하나?! 하고 다시금 중얼거리며 정국이는 제 머리를 부여잡았다. 왜에, 뭐가 문젠데. 방이 하난 게 뭐가 문제야. “하..한 침대 써...
“태형아, 형이 미안. 응? 형이 미안해.” “형 얼굴 별로 안 보고 싶거든? 내 집에서 나가줄래?” “형이 뭐 해줄까? 응? 말만 해. 형이 뭐든.” “나가줄래?” 어떻게 나에게 그런 욕을 할 수가 있어. 진짜. 진짜 형 대 실망. 욕 귀신 붙은 줄 알았네. 악령인줄. 지민을 통해 사이트에 접속해보고 난 석진은 침대에 엎드려있는 태형의 옆에 앉아 애걸복걸...
“지민이랬나? 석진이 기다리지?” “네? 네.” 각 대학원 랩실들을 한 건물에 모아놓은 연구동을 새로 지은 뒤론 지민은 종종 연구동 현관의 난간에 걸터앉아 다리를 달랑거리며 멍을 때리곤 했다. 주로 점심 같이 먹기로 했다거나.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을 때. 석진이 막내기도 하지만, 랩실이란 게 작은 회사나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도 있었기에 내부로 들어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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